생활습관보다 자가면역 문제… 환아 10년새 두배로

[질병탐구 / 소아당뇨]

김아름 기자 2022.11.21 10:07:00

성인보다 합병증 위험, 식이·운동 지속 관리를

저혈당 응급상황 대처 교육 등 부모 역할 중요

 

사람의 몸은 음식을 섭취해 세포 안에 들어온 포도당의 양에 따라 췌장에서 적당한 인슐린을 자동적으로 생성한다.

그러나 소아당뇨병(제1형 당뇨병)이 있으면 췌장에 있는 인슐린을 생성하는 세포가 파괴돼 인슐린을 제대로 생성하지 못한다. 이 같이 췌장에서 인슐린이 만들어지지 않아 당뇨병이 생기는 경우를 제1형 당뇨병(소아당뇨병,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이라고 한다.

소아 당뇨는 0~14세에 발병하는 당뇨로 유아와 소아 당뇨병이라고 불리며 15~24세에 발병하는 당뇨는 청년 당뇨병이라고 불린다. 이는 발생 원인에 따라서 제1형 당뇨병, 제2형 당뇨병으로 구분되고 있다. 

소아 당뇨병은 연간 국내 15세 미만 어린이 10만명당 3명 정도에서 발생한다. 이는 미국, 유럽 등에 비해 비교적 드문 발생률이긴 하지만 10년 전보다 약 2배 증가한 수준이다. 소아 당뇨병과 1형 당뇨병은 같은 의미로 사용되지만, 엄밀히 말하면 다른 질환이다.

1형 당뇨병은 소아청소년기에 나타나 소아당뇨병과 혼동되기도 하지만, 이 환자들이 나이가 들어 성인이 되더라도 사라지지 않는다. 특히 소아당뇨병은 2형보다 완치가 어렵고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아 환자의 고통이 크다. 식사나 운동으로 교정이 어려운 데도 '의지 부족'으로 오해받으며 소아에게 당뇨병이 있는 줄 모르는 경우도 많다. 

◇원인

당뇨병은 인슐린의 분비 또는 작용의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특히 소아당뇨병은 성인에 비해 합병증 발병 확률이 높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소아에게 주로 발생하는 1형 당뇨병은 2형 당뇨병에 비하면 아주 적은 정도이기는 하나 유전적 요인이 관여한다. 1형 당뇨병의 유전적 소인을 가진 사람에게 어떤 환경적인 요인(바이러스 감염, 스트레스 등)이 가해지면 자신의 췌장에서 인슐린을 만들어내는 베타세포를 남으로 인식하고 파괴하기 시작한다. 이를 자가면역 반응이라고 한다. 이처럼 1형 당뇨병은 유전적인 소인에 더해 환경적 요인, 면역학적 요인이 함께 작용해 발생한다.

◇증상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에서 가장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은 다뇨이다. 이는 혈당이 180mg/dl를 넘는 경우에 당분이 몸속으로 재흡수되지 못하고 소변으로 배설되어 생기는 증상이다. 일반적으로 혈당이 높을수록 소변량이 많아진다.

소변량이 많아지면 우리 몸은 수분이 부족하다고 느껴 갈증이 생기고 물을 많이 마시게 된다. 또한 음식을 먹어도 당분이 몸 안에서 에너지원으로 이용되지 못하고 빠져나가기 때문에 피로감을 느끼고 체중이 줄며, 자꾸 음식을 찾게 된다. 소아의 경우 오히려 다식이 아니라 식욕 부진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또 1형 당뇨병의 20~40%가 첫 진단시 케톤산증을 보이는데 이는 당 대신 우리 몸의 에너지 생성을 위해 지방이 분해되면서 혈중의 지방산이 증가해 나타나는 문제다. 케톤산증이 발생하면 과호흡,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심한 경우 의식 저하까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다음, 다뇨 등의 증상을 뚜렷하게 보이는 소아의 경우는 혈당에 대한 확인이 꼭 필요하다. 과체중이나 비만이 되면 인슐린저항성으로 혈당이 증가하게 된다.

목이나 겨드랑이에 색소가 침착 되는 '흑색극세포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비만 아이들 상당수에서 발생한다. 이런 증상을 잘 씻지 않거나 햇빛에 탄 것으로 생각하고 쉽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흑색극세포증'은 당뇨로 진행되는 상태를 암시하기 때문에 경각심을 갖고 살펴봐야 한다. 갑자기 살이 찐 아이가 목이나 겨드랑이에 검은 띠를 형성하는 흑색극세포증이 나타나면 반드시 전문의 상담을 받아 당뇨병 진행 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

◇진단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을 진단하기 위해 혈액 채취를 통한 혈당 검사를 시행한다. 다뇨,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있으면서 하루 중 어느 때라도 혈당이 200mg/dl 이상인 경우, 공복 혈당이 126mg/dl 이상인 경우, 경구 당부하 검사 후 2시간째 혈당이 200mg/dl 이상인 경우에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합병증

당뇨병은 조기에 관리하지 않으면 합병증 위험이 높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신장합병증으로 신장기능 저하, 단백뇨 등이 있고, 망막이상 및 백내장 등 눈합병증, 말초신경병증으로 인한 감각 이상이나 소실이 나타나는 신경합병증 등이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치료

소아당뇨병은 성인 당뇨병과 달리 관리가 쉽지 않다. 하루 중 혈당 오르내림도 심하고 체내 인슐린이 생성되지 않거나 아주 소량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그때마다 혈당을 측정하고, 주사를 맞아야 한다. 인슐린 공급과 함께 적당한 식사와 운동 같은 생활습관도 뒤따라야 한다. 1형 당뇨병 진단 후 관리가 되지 않아 비만이 될 경우 인슐린 요구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진단 이후 관리를 통해 비만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당뇨병을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질병이다.
소아당뇨병에서도 식사 요법은 매우 중요하다. 성장하는 아이들은 무조건 음식을 제한하면 안되며 나이에 맞는 성장과 발달이 이뤄질 수 있는 적절한 양의 음식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당뇨병 환아도 당뇨병이 없는 아이들과 영양 요구량이 같다. 따라서 개인 및 가족의 음식 선호도와 식사 습관, 체중, 활동량 및 인슐린 치료 방법 등을 고려해 식사 습관을 정하되,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음식(주로 간식류)을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운동은 혈당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체력과 심폐 기능을 좋게 하고, 유연성을 높이며,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아 당뇨의 큰 목표는 모든 어린이가 스스로 질환을 관리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게 하고 성인으로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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