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폐경, 심부전·심방세동 발생률 높인다

고대구로병원 남가은 교수팀, 40세 미만 조기 폐경… 심부전 1.33배↑ 심방세동 1.09배↑

김아름 기자 2022.08.16 14:22:56

(왼쪽부터)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남가은, 신지인 교수, 숭실대 한경도 교수, 성균관대 정진형 박사

국내 연구진이 조기폐경 시 폐경 연령이 낮아질수록 심부전 및 심방세동 발생위험을 높힌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남가은 교수팀(제1저자 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신지인 교수,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공동저자 성균관대 의학연구소 정진형 박사 등)은 최근 '조기 폐경 및 이른 폐경 나이가 심부전과 심방세동 발생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 했다.

교수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심혈관질환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호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심혈관계를 보호하는 것으로, 폐경 이후엔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어든다. 따라서 과거 폐경 나이와 심혈관질환 간의 관련성을 조사한 연구도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가 서구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거나, 전반적인 심혈관질환과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로 한계가 있었다는 것.

이에 남가은 교수팀은 2009년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 검진을 받은 30세 이상의 폐경 후 여성 140만1,175명을 2018년 말까지 평균 9.1년 간 추적 관찰했다.

관찰 결과 대상자 중 약 2%인 28,111명에서 40세 이전 조기 폐경이 발생했으며, 조기 폐경을 겪은 여성의 평균 폐경 나이는 36.7세였다.

해당 기간 중 전체 대상자의 3.0%(42,699명)와 3.2%(44,834명)의 환자에서 심부전과 심방세동이 발생했으며, 조기 폐경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심부전과 심방세동 발생위험이 각각 33%와 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폐경 나이가 감소함에 따라 심부전과 심방세동 위험은 증가했다. 50세 이후 폐경한 여성과 비교해 폐경 시 나이가 45~49세, 40~44세, 40세 미만이었던 여성은 심부전 발생위험이 각각 11%, 23%, 39% 심방세동의 각각 4%, 10%, 11% 높은 발생위험을 보였다는 게 교수팀의 설명이다.

해당 결과는 연령, 흡연, 음주, 신체활동, 만성질환(고혈압, 제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만성신장질환, 관상동맥질환 등), 폐경호르몬요법 및 초경 연령 등을 보정한 결과다.

남가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심혈관질환의 전통적인 위험요인과 함께 여성 생식력에 대한 고려도 필요함을 시사한다"며 "또한 조기 폐경이 심부전 및 심방세동을 비롯한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인지해 관련 생활 습관 개선 등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심장학회(ESC)의 공식 저널인 'European Heart Journal' 8월호 게재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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