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사망 '의사 수 부족' 때문?

[데스크칼럼]

홍유식 기자 2022.08.11 18:32:16

국내 최대규모의 대형병원에서 간호사가 근무 중 뇌출혈로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사건 원인을 놓고 시민단체와 의료단체간의 공방도 벌어지는 양상이다.     

의료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일요일 새벽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하던 30대 간호사는 뇌출혈로 쓰러져 원내 응급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상황이 악화돼 긴급 수술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뇌수술이 가능한 인력이 없었다는 것. 결국 이 간호사는 서울대병원으로 전원 조치됐지만 끝내 숨졌다.

당시 대부분 의사들이 학회에 참석해 당직자를 제외하고 수술 인력이 없었다는 해당 병원측의 설명은 차치하고, 이번 사건이 국내 의료 현실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난 현재의 의료시스템에선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구나 뇌혈관 수술은 난이도가 높고 수가마저 낮은 편이라 의사들이 기피하는 전공분야다. 큰 대학병원도 뇌혈관 외과 교수가 2~3명에 불과할 정도도 인력난을 겪고 있다는 의료현장의 목소리다.

응급치료체계의 부재도 이번 사건의 주된 원인이란 판단이다.

대한뇌졸중학회는 이번 사건과 관련 입장문에서 "골든타임인 3시간 이내에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뇌졸중 치료체계가 부재한 데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이번 사례와 비슷한 경우가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뿐 실제로는 비일비재하다"24시간 365일 작동 가능한 뇌졸중 치료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사건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 '의사 수의 부족'이라는 문제 제기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며  저수가 문제를 지적하며 의사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의사단체와 시민단체간의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등 시민단체는 "의사 인력 부족으로 국내 최고의 상급종합병원에서조차 원내 직원의 응급수술조차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된 것"이라 했고 간호협회도 "이번 간호사의 안타까운 죽음은 우리나라 의사 부족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일깨워 준 예견된 중대한 사건"이라며 의사 인력 부족 문제에 힘을 실었다.

반면 의사협회는 전체 의사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필수분야, 필수과의 전문의가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의사들에게 합당한 설자리와 여건이 현실적으로 마련되어 있는지 근본에 접근해야 풀릴 문제"라며 왜곡된 시선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보건당국은 이번 사건의 철저한 진실규명과 함께 의료인력 확충 등 복잡하게 얽혀있는 문제 해결에 보다 실질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