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약 국내 도입이 꺼려지는 이유… "시장여건 미비"

국내 미도입 글로벌 신약 244개 증 도입 시급 신약 34개

홍유식 기자 2022.05.16 12:23:14

글로벌 신약의 국내 도입 논의단계에서 시장성 판단이 중요한 영향요인으로 나타났다.

시장성 판단은 가교시험 면제 여부, 급여 등재 여부, 제품 가격을 고려해 결정되며, 이 중 하나라도 문제가 있으면 신약 도입이 지연되거나 도입 자체가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이 최근 발간한 글로벌 신약 도입 활성화를 위한 브리프에 따르면, 글로벌 신약의 경우, 도입 논의 단계에서부터 신약시판 허가단계와 약가 결정 및 협상 단계 등에서 다양한 원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신약의 국내 도입 활성화를 위해 '동정적 사용 프로그램', '국가필수의약품 제도', ' 전문기관 설립과 전문인력 양성' 등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구체적으로는 기존 자료로 신약의 가교시험 면제가 어렵다고 판단한 경우 시판 허가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추가·재실험이 필요한 경우 신약 사용에 필요한 의료기기·의약품의 별도 허가가 필요한 경우 자료 부족으로 경제성평가 면제를 적용받을 수 없는 경우 제약사가 한국 약가를 참조하는 타 국가 진출을 우선시하는 경우 약가 책정에 유리한 타 적응증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경우 약제의 특수성으로 정부의 선구매가 진행되어야 하는 경우 한국 시장에 대한 정보 부족 또는 국내 파트너가 없는 경우 등이다.  

또한 시판 허가 단계에는 가교시험 또는 가교자료 면제 여부가 글로벌 신약 도입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파악됐다.

가교시험이 진행되면 보통 2년 이상 도입이 지연되며, 임상시험 수행에 따르는 비용과 결과의 불확실성에 대한 부담으로 인하여 해외 제약사들은 가교시험이 요구되는 약물의 도입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도입 신약 중 다수를 차지하는 암, 희귀질환, 공중보건위기 감염병 등에 대한 신약은 대부분 가교시험 또는 가교자료 제출 면제 대상이므로 결정적 장애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신약 약가 결정 및 협상 단계에서는 경제성평가 및 면제 특례와 위험분담제가 글로벌 신약 도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분담제, 경제성평가 면제는 국내에 적절한 대체약이 없을 때 적용하는 제도로, 신약 개발 전문가들은 글로벌 신약이 국내로 도입되는 과정에서 경제성평가 자료 마련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최근 경제성평가 자료 제출 생략 의약품*의 비용효과성을 외국 조정평균가 산출대상 국가 7개국의 조정 최저가 대비 약 80% 선에서 평가하여 심의한 사례가 있다. 이와 같은 심의 결과는 다국적 제약사들의 글로벌 신약이 국내로 적시에 진출하는데 결정적 장애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위험분담제 시행으로 급여 등재 항암제, 희귀의약품 등 고가 약물에 대한 환자 접근성은 높아졌지만, 제도 운영 행정력 부족에 따라 위험분담제 계약 체결 약물은 48개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병준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이사장은 "그동안 국산 신약 개발이 활발하지 못한 상황에서 한국의 약가 정책은 글로벌 신약의 혁신적 가치를 인정하는데 인색했던 반면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해 제네릭 가격은 원가에 비해 높게 인정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산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의 등장을 앞둔 시점에서는 국산 신약뿐 아니라 글로벌 신약의 혁신적 가치를 인정해야 국내 환자의 치료 접근성이 확대되어 미충족 의료수요의 근본적 해소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재단은 글로벌 신약 244개 가운데 국내에 도입이 시급한 글로벌 신약 34개를 선정했다.

재단은 2020년 선행연구를 토대로 국내 미도입 신약 244개 약물을 사전분석 후에, 도입 재고 필요성이 낮은 신약을 제외하고, 미충족 의료수요 질환별로 구분하여, 우선순위를 선정했다.

국내 미도입 신약 244개 약물 중,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이미 허가받은 것으로 확인된 약물은 15개,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관리하고 있어 국내 환자들이 공급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약물은 11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은 미도입 신약은 16개,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약물은 195개, 유럽 EMA의 승인을 받은 약물은 119개, 일본 PMDA로부터 승인을 받은 약물은 81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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