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류에게 주어진 숙제들

[보건포럼] 서정선 서울대학교 분당병원 석좌 연구교수

홍유식 기자 2022.01.27 16:53:23

서정선 서울대 분당병원 석좌 연구교수

새해 들어서도 코로나 대유행이 계속되고 있다. 벌써 3년째이다. 작년 11월말에 처음 시작된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이 우리 사회를 코로나 6차 대유행으로 가파르게 몰아가고 있다. 델타변이를 백신으로 어렵게 막아가고 있는 와중에 터진 일이라 사람들의 실망과 우려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몇 배로 증가시키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 갇혀 경제활동을 억압당한 사람들의 인내도 점차 한계를 보이고 있다.

멀리서 풍문으로 듣는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전쟁 소식은 사람을 우왕좌왕하게 만들고 있다. 발병 초기 바이러스 전염력을 얕잡아 보다가 수백만 명의 희생자를 내면서 속수무책으로 사회가 무너지는 선진국들의 모습은 우리에게는 전혀 낯선 풍경으로 다가왔다. 다행히 우리는 격리,추적, 검사의 3단계 전략과 국민들의 협조로 일단 위기를 넘기고 우여곡절 끝에 대유행 2년차부터는 전국민 백신접종 전략으로 서서히 해결의 가닥을 잡아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강력한 전파력의 오미크론으로 신환이 순식간에 만 명을 돌파하고 도처에서 방어선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은 다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방역당국자들도 3차 부스터백신 접종을 밀어붙이며 6개월도 가지 못하는 중화항체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다행히 감기정도의 가벼운 증세를 유발하는 오미크론 변이가 다른 변이를 압도하고 있어 전문가들은 코로나 팬데믹이 독감과 같은 엔데믹으로 바뀌면서 코로나종식으로 이행될 것을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새해 들어 전 세계적으로 계속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부국과 빈국의 백신접종 속도의 차이이다. 부국에서 부스터샷 권장은 오미크론변이에서도 이제 거의 일상화 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단 한 차례의 백신접종도 받은 적이 없는 사람들의 수가 전세계인구의 반에 육박하고 있다. 결국 새해에는 제약회사들의 백신특허 포기를 통해 빈국들의 백신공급문제에 새로운 돌파구가 열려야 할 것이다. 한편 전 세계 공중보건당국은 Covid-19 치유자와 백신작용에 대한 중장기적 추적 관찰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용두사미로 끝난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연구도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WHO는 이를위해 26명의 전문가로 된 조사팀을 구성하였다. 미래에 다시 반복될 바이러스 팬데믹의 예방을 위해서도 반드시 추적 확인이 필요하다.

백신개발자들은 앞으로 코로나바이러스처럼 빠르게 진화하는 바이러스를 제압하기 위하여 차세대 백신물질 연구를 하게 될 것이다. 이번에 사용된 mRNA백신이 변이에 맞춰 빠르게 생산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는 것을 발견한 만큼 이 분야 백신 기술의 발전이 더욱 기대된다.

mRNA백신 개발은 에이즈 바이러스의 빠른 항체 변이를 대처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1996년 클린턴대통령과 앤소니 파우치(A. Fauci)박사와의 미팅에서 시작된 대규모 백신연구를 위한 제언이 4년후 2000년 미국 NIH산하에 바이러스연구센터의 설립으로 이어졌다. 56명의 직원과 한해 4360만불의 예산으로 시작되었다.

이 센터의 바니 그래함(B. Graham)박사가 mRNA백신을 개발하게 된다. 그는 에이즈백신 개발에는 실패했으나 20년후에 mRNA 코로나백신을 개발한 것이다. 이제 보다 안정된 DNA백신도 등장하여 냉동이 아닌 실온에서 보관이 가능하게 되면 빈국에서 쉽게 유통될 수 있는 새로운 백신이 나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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