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향한 간호사들의 간절한 외침 "간호법을 달라"

간호법 제정 촉구 전국간호사결의대회 개최 "여야 3당은 정책 협약을 지켜라"

김아름 기자 2021.11.23 17:34:13

“여야 3당은 간호법을 제정하겠다는 정책협약을 지켜라”
“의사협회는 간호사가 독자 진료행위를 할 것이라는 허위사실 유포를 즉각 중단하라”
“초고령사회에서 안전한 보건의료와 간호돌봄을 위해 간호법을 제정하라”

23일 오후2시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전국간호사결의대회에서 현장 간호사들이 강추위를 뚫고 국회를 향해 목이 터져라 외친 간절한 구호들이다.

대한간호협회(회장 신경림)가 주최한 이번 결의대회에는 전국 16개지부 현장간호사와 간호대학생, 내빈 등 499명이 참석해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간호계의 오랜 숙원인 간호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날 결의대회는 풍물패 공연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킨 뒤 개회선언과 국민의례, 코로나 시국에서 희생된 간호사에 대한 묵념 시간을 가졌다. 이어 간호사들의 숭고한 헌신을 응원하면서 간호법 제정에 힘을 보태는 우군들의 연대사가 이어졌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나순자 위원장은 “간호법은 특정 직역의 이익을 위한 법이 아니다”며 “간호법은 코로나19 대응체계 구축과 보건의료인력 확충 등을 위해 정부와 체결한 9.2 노정합의 사항을 구체적인 정책으로 가시화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기에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간병시민연대 강주성 대표를 대신해 참석한 박시영 활동가는 “간호의 가치를 높여 돌봄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달라는 마음에서 연대를 한다”며 “간병시민연대는 간호사법이 아닌 국민의 간호법 제정을 위한 간호사들의 투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래소비자행동 조윤미 상임대표는 “현행 의료법은 1951년 시절에 만든 국민의료법이 뿌리다. 당시 의사 숫자는 5082명이고 간호사는 1700여명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의사 13만명, 간호사는 46만명으로 의료법은 시대에 뒤떨어졌다”며 “증가하는 국민의 간호요구를 반영하기 위한 간호법 제정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전국간호대학 KNA 차세대 간호리더연합 박준용 회장은 “세계 90개국가에 있는 간호법이 우리나라에만 없다”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소중한 의료자원인 젊은 예비간호사들이 암울한 미래를 맞이하지 않도록 간호법이 제정되는 그날까지 투쟁하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또 서울에 근무하는 현장간호사 이모씨는 “밥도 제때 못먹고 물 한모금도 마시지 못한 채 뛰어다니며 환자들을 돌보는 것이 우리 간호사의 현실이다”며 “감염대란에서 간호사의 피와 몸을 갈아넣어 바이러스와 싸우는데 간호사를 보호해 줄 법은 없다. 간호사의 워라밸을 이룰 수 있는 간호법 제정에 국민적 관심을 가져달라”고 간호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현장간호사의 호소에 발맞춰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는 참석자들의 열렬한 구호 속에 대한간호협회 신경림 회장이 대국민 호소문 발표로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신 회장은 “초고령사회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한 간호인력 확충과 간호법의 제정은 이 시대 변할 수 없는 대명제이자 진리다”며 “간호협회와 간호법 제정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정책협약을 맺은 여야 3당은 약속을 꼭 지켜달라”고 말했다.

이어 “의사들의 직역이기주의와 권력적 형태로 인한 폐해는 우리사회에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간호법이 제정되면 보건의료체계를 혼란시킬 것이라는 허위사실 유포를 즉각 중단하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신 회장은 16개 지부 회장단 및 임원과 함께 단상 앞에서 46만 간호사들의 절실한 마음이 담긴 호소문을 국회에 전달하기 위한 출정식을 갖고 결의대회를 마쳤다. 이에 앞서 오전 8시부터 국회 정문 앞에서는 간호학과 학생들이 장미 1,500송이와 함께 대국민호소문를 나눠주며 간호법의 국회 통과를 기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 등 여야 3당이 지난 3월 각각 발의한 간호법안과 간호·조산법안은 24일 오전 9시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소위에 상정돼 심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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