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공화국 오명 벗어나야

[데스크칼럼]

홍유식 기자 2021.10.05 19:05:10

우리나라 자살율이 세계적으로 높다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지난해에도 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은 자살률 1위 자리를 굳건히 수성(?)했다. 지난 2003년 이후 2017년을 제외한 17년간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사망원인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 사망자 수는 총 13195명으로 전체 사망자 가운데 4.3%를 차지했다. 하루 평균 36.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셈이다. OECD 평균(10.9)을 크게 웃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5.7명으로 1년 전보다 1.2명 줄긴 했지만 이는 고령층의 자살이 빠른 속도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게 원인이다. 이를 뒤집어보면 그만큼 젊은층의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실제 10~30대 사이 젊은층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다. 심각한 취업난과 경제력 빈곤을 겪는 청년층에서 유독 자살률이 증가했다. 특히 20대는 사망원인 중 자살 비중이 54.4%에 달했다. 10대와 30대도 각각 41.1%, 39.4%를 기록했다. 40~50대 역시 암 다음으로 많은 사망원인이 자살로 조사됐다.

빠른속도로 늘고 있는 청년층의 1인 가구 증가도 주목할 부분이다. 경기불황에 따른 취업난에 경제적 어려움, 외로움에 대한 영향을 더 받을 여지가 더 큰 만큼 우울증 등으로 인한 '극단적 선택을 하게 만드는 방아쇠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실제 복지부의 우울증 척도 조사 결과 흥미와 즐거움 없음에 대한 응답 척도는 3월 기준 지난해 0.89점에서 올해 0.86점으로 오히려 감소한 반면 자살 생각에 대한 응답 척도는 3월 기준 지난해 0.13점에서 올해 0.23으로 크게 증가했다.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우울증 발병률과 자살률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자살 문제는 우리 사회의 심각한 과제다. 특히 자살 원인의 90%가 우울증인 것으로 분석돼 근본적인 자살 예방을 위해 우울증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적극적인 환자 발굴과 조기진단 및 치료가 시급한 이유다. 이를 위해 정부의 관련 인력과 조직, 예산과 정책을 통해 자살예방을 위한 보다 확고한 의지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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