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비급여 진료비용 신고 의무화' 반대 확산

"환자와 의료기관 간 신뢰관계 훼손… 추가적 관리와 통제 의미없어"

김아름 기자 2021.05.10 10:57:59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비급여 진료비용 신고 의무화에 대한 의료계의 반대가 확산되면서 전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와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정부의 비급여 관련 정책이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한다는 명목 하에 진행되는 비급여 관리와 통제 정책 추진에 즉극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의료계는 이미 현행 「의료법」 제45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42조의2에 따라 전체 의료기관이 비급여 대상의 항목과 그 가격을 환자 또는 환자의 보호자가 쉽게 볼 수 있는 장소에 비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현황 조사 및 결과 공개에 대한 의원급 확대를 강행하는 것은 단순히 국민의 알권리 보장 및 의료 선택권 강화라는 미명 아래 비급여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숨은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현재 모든 의료기관이 비급여 항목에 대해 환자에게 설명과 동의를 구한 후 시행하고 있기에 비급여 진료에 대한 추가적인 관리와 통제는 큰 의미가 없다"며 "비급여 항목은 엄연히 시장의 논리에 의해 자유롭게 결정되는 사적영역의 성격이 강하므로 가격 및 기준이 정해져 있는 급여항목과는 그 성격과 취지가 확연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같은 비급여 항목이라 하더라도 의료인 및 의료장비와 여건에 따라 비용의 차이를 보일 수 있으며, 신의료기술의 발달에 따른 비용증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비용의 공개 비교를 유도해 마치 비용의 높고 낮음이 의사들의 도덕성의 척도로 환자들이 판단하게 됨으로써 자칫 의료기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가중시킬 것이 명약관화하다"고 밝혔다.

또한 "비급여 진료비용 신고 의무화는 의료기관에 대한 행정업무 증가로 이어지게 됨으로서 환자 진료에 집중하여야 할 의료인들에게 불필요한 업무 피로도만 가중시켜 결국 그 피해가 환자에게 돌아가는 폐단을 초래할 개연성이 매우 높다"는 설명이다.

지난 8일 대한의사협회도 "비급여 진료비용 신고 의무화를 재고하라"며 치과의사, 한의사, 지역의사회와 함께 '반대'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의‧치‧한 공동 반대 성명에 참여한 이들 시도 의료단체에서는 "의원급 의료기관에까지 비급여 진료비용 신고 의무화를 강요하는 정책은 의사 본연의 업무를 저해하고 불필요한 행정업무를 가중시키며, 왜곡된 정보 제공으로 환자와 의료기관 간 신뢰관계를 훼손시킬 것”이라며, “정부가 주장하는 국민의 알권리는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과 동의를 구하는 등 현행 체계 안에서도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 비급여 진료에 대한 추가적인 관리와 통제는 큰 의미가 없다"고, 공통의 목소리를 냈다.

의과에서는 비급여 진료비용 신고 의무화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각 지역의 치과의사회와 한의사회들이 동참해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서울특별시의사회, 부산광역시의사회, 대구광역시의사회, 인천광역시의사회, 광주광역시의사회, 대전광역시의사회, 울산광역시의사회, 강원도의사회, 충청북도의사회, 충청남도의사회, 전라북도의사회, 전라남도의사회, 경상북도의사회, 경상남도의사회, 제주특별자치도의사회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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